스쿠터를 타고 고글 A/S 맡긴 걸 찾으러 갔다.
시내 돌아다니기엔 정말 좋다.
승용차 타고 가는 것보다 좋다.
할리데이비슨보다 좋고
자전거보다 좋다.
지하철 타는 것보다 좋고
버스 타는 것보다 좋고
택시타는 것 보다 좋다.
걷는 것보다 좋은 건가? 거리에 따라서는...
스쿠터를 인도에 세워 두었고
볼 일을 다 보고 인도에서 차도로 내려가는 길에
골목에 경찰 바이크 2대가 서있다.
"요즘 이륜차 특별 단속인데 인도로 다니면 어떡합니까?"
"저기 매장에 다녀오는 길인데 달리지는 않고 발로 밀면서 왔는데요?
그럼 인도는 안되고 차도에 파킹해야 하나요?"
"바이크로 인도를 다닐 때는 이렇게 내려서 끌고 와야 합니다.
입장을 바꿔서 아이들 데리고 다닐 때 오토바이가 차도로 다니면 싫지 않겠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거 몇cc예요?"
에구머니나.
내 스쿠터 아직 번호판이 없는데?
딱껄렸네?
"아예 이거 125cc인데 대림에서 새로 나온 겁니다."
"이런 스타일로 중국제가 판을 치니까 대림에서도 나왔구나~"
"이거 스쿠터앤스타일이란 잡지사에서 시승기를 쓰는 조건으로
1년간 무료 임대 받아 타는 겁니다.
번호판 받으로 가는 길이구요."
"그럼 1년 있다가 반납 안 하고 그냥 타겠다고 하면 싸게 주겠네요?
"그러다가 사고나서 망가지면 어떡하나요?
"이거 수냉 공냄 겸용이고
브레이크도 앞 뒤가 같이 잡히는 건데
국내 최초라고 합니다."
바이크를 꼼꼼이 보면서 질문도 많다.
많은 대화를 했다. 그 요지를 적어보면...
경찰 바이크가 할리데이비슨에서 BMW로 바뀌고 있는데
소리나 폼나는 걸로 보면 할리가 좋은데 열이 많이나 너무 뜨겁고 무겁고 속도가 많이 안나서
경찰 임무 수행에는 BMW가 더 좋아 요즘 10명 중 한 두 명만 할리를 신청하는 추세라고 한다.
경찰 유사 복장, 싸이렌 장착된 바이크, 이륜차의 문화에 대해서는
과거 돈 받고 무마시켜주는 경찰이었지만 98년 이후 변화를 시도해
이제는 완전히 바뀌었듯이 변화해야 한다고 한다.
경찰 유사 복장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우리를 피해다니더라.
우리나라도 바이크 잘 만들어서 경찰도 국산 바이크를 타고 다녔으면 좋겠다.
그럴러면 이륜차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법도 바뀌어야 한다.
"이런 분이 빨리 승진되셔야 좋은 정책이 나올 텐데 빨리 승진하세요."
" 내가 올라가면 아무래도 많이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ㅋㅋㅋ."
이렇게 한참을 대화하고 사진도 찍었다.
스쿠터에 타보는 모습을 찍을려니까 안된다고 한다.
경찰이 스쿠터 홍보하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그럼 제가 경찰 바이크에 타고 사진 찍는 건 괜찮나요?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눈 경찰.
사진찍게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 경찰.
우리 나라 대한민국 경찰,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륜차 타는 우리도 많이 바뀌어야겠습니다.
박OO경사님, 정OO경사님 고맙습니다.